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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일] 연가/조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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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60회 작성일 2025-05-16 11:40:2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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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가/조태일 ​ 너, 들끓는 쬐그만 가슴을 흐트리지 않고 용케도 여기까지 달려왔구나. 무슨 소문 듣고파서 다투며 밀려오는 파도에 큰 눈을 맡기고 설레이는 마음 맡기고 기대어 있는 너의 곁에까지 숨 할딱이며 나 또한 용케도 따라왔구나. 지평선 끝에 타오르는 이 시대의 그리움들은 파도치고, 저녁놀로 타오르고. 별들이 하나둘 떠오를 때까지 순한 서로의 눈들은 불꽃이 되어 포개지고 얼싸안고 함께 나뒹굴 때 그렇게 그렇게 사슴의 눈에 사슴의 눈이 어른거릴 때 ​ 우리는 입을 열지 않은 채 두고 온 온갖 소문들을 파도에게 별빛에게 퍼뜨렸다. 거듭 사슴의 눈에 사슴의 눈이 포개질 때, 우리의 눈이 어른거릴 때, 파도는 소문이 되어 더 큰 바다를 향해 떠나고 별들도 소문이 되어 하늘에 바다에 웅성거렸다. ​ - ​『푸른 하늘과 붉은 황토』(시인생각,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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