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성] 김씨/정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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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정희성
돌을 던진다
막소주 냄새를 풍기며
김씨가 찾아와 바둑을 두면
산다는 것이 이처럼
나를 노엽게 한다
한 칸을 뛰어봐도
벌려봐도 그렇다
오늘따라 이렇게 판은 넓어
뛰어도 뛰어도
닿을 곳은 없고
어디 일자리가 없느냐고
찾아온 김씨를 붙들고
바둑을 두는 날은
한 집을 가지고 다투다가
말없이 서로가 눈시울만 붉히다가
돌을 던진다
취해서 돌아가는 김씨의
실한 잔등을 보면
괜시리 괜시리 노여워진다
- 『저문 강에 삽을 씻고』(창작과비평사, 1978)
돌을 던진다
막소주 냄새를 풍기며
김씨가 찾아와 바둑을 두면
산다는 것이 이처럼
나를 노엽게 한다
한 칸을 뛰어봐도
벌려봐도 그렇다
오늘따라 이렇게 판은 넓어
뛰어도 뛰어도
닿을 곳은 없고
어디 일자리가 없느냐고
찾아온 김씨를 붙들고
바둑을 두는 날은
한 집을 가지고 다투다가
말없이 서로가 눈시울만 붉히다가
돌을 던진다
취해서 돌아가는 김씨의
실한 잔등을 보면
괜시리 괜시리 노여워진다
- 『저문 강에 삽을 씻고』(창작과비평사, 1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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