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정희성 > 자

본문 바로가기

회원로그인

오늘
736
어제
861
최대
3,544
전체
298,483
  • H
  • HOME

 

[정희성] 김씨/정희성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이창민 조회 16회 작성일 2025-04-18 10:47:47 댓글 0

본문

김씨/정희성

돌을 던진다
막소주 냄새를 풍기며
김씨가 찾아와 바둑을 두면
산다는 것이 이처럼
나를 노엽게 한다
한 칸을 뛰어봐도
벌려봐도 그렇다
오늘따라 이렇게 판은 넓어
뛰어도 뛰어도
닿을 곳은 없고
어디 일자리가 없느냐고
찾아온 김씨를 붙들고
바둑을 두는 날은
한 집을 가지고 다투다가
말없이 서로가 눈시울만 붉히다가
돌을 던진다
취해서 돌아가는 김씨의
실한 잔등을 보면
괜시리 괜시리 노여워진다

- 『저문 강에 삽을 씻고』(창작과비평사, 1978)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SITE M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