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은영] 라, 라, 라푼젤/진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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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라, 라푼젤/진은영
그는 도둑고양이와 그림자를 사랑하고 그가 누운 관에서 흰 비둘기가 날아오른다 나는 드넓은 상추밭을 가꾸고 푸르고 여린 잎들 사이로 불쑥 솟은 거대한 굴뚝에 사네 낡은 성당의 저녁종이 들판에 울려 퍼지고 그의 목소리 가까이 들린다 계단도 없고 문도 없으니 아가씨, 좁은 창문으로 너의 길고 탐스러운 머리 좀 내려 줘
아주 오래 연주되기 위해서
긴 머리를 가진 여자들……
벌써 여덟 번째야 그가 머리채를 잡고 올라와 내 목을 친 것이, 그가 머리통을 창문 밖으로 던진다 나는 바람 빠진 공처럼 튀어 오르며… 소리지른다 여보세요 야옹, 야옹 저도 고양이의 일종이에요 나는 오늘로 아홉 번째 태어났다 그러니까 달팽이는 백 마리, 아무도 그려지지 않은 검은 도화지 속을 나 혼자 뛰어가기
찢어진 상추잎들, 바람에 날아오르며 얼굴을 후려친다
그는 도둑고양이와 그림자를 사랑하고 그가 누운 관에서 흰 비둘기가 날아오른다 나는 드넓은 상추밭을 가꾸고 푸르고 여린 잎들 사이로 불쑥 솟은 거대한 굴뚝에 사네 낡은 성당의 저녁종이 들판에 울려 퍼지고 그의 목소리 가까이 들린다 계단도 없고 문도 없으니 아가씨, 좁은 창문으로 너의 길고 탐스러운 머리 좀 내려 줘
아주 오래 연주되기 위해서
긴 머리를 가진 여자들……
벌써 여덟 번째야 그가 머리채를 잡고 올라와 내 목을 친 것이, 그가 머리통을 창문 밖으로 던진다 나는 바람 빠진 공처럼 튀어 오르며… 소리지른다 여보세요 야옹, 야옹 저도 고양이의 일종이에요 나는 오늘로 아홉 번째 태어났다 그러니까 달팽이는 백 마리, 아무도 그려지지 않은 검은 도화지 속을 나 혼자 뛰어가기
찢어진 상추잎들, 바람에 날아오르며 얼굴을 후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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