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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 가덕 대구/정일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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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15회 작성일 2025-04-14 14:10:3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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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 대구/정일근

입이 큰 그 생선을 슬픔처럼 널던 날이 있었다.
어머니는 가덕 어디 깊은 바다에서 잡은 것이라 했다.
그런 날은 어머니는 밤새 아버지를 생각하시고,
조선무 풍덩풍덩 빚어넣어 끓인 생선국물로 속을 푸시던
술 좋아하시던 아버지를 생각하시고,
새벽 일찍부터 연탄아궁이 위에는 물이 끓어
어린 내 잠 속까지 바다 깊은 곳과
어머니 눈물의 밑바닥이 끓는 냄새가 났다.
나도 언제 한번 술이나 마셔볼까,
그런 못된 다짐을 하는 사이
한 번씩 폭설이 내려 생선들의 아픈 옆구리가 젖었고
다시 마르는 사이 봄이 오고 있었다.
달력에는 아버지의 기일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 진해 용원 앞바다 가덕도 인근에서 잡히는 생선. 요즘도 최상품으로 대접받고 있다.

- 『누구도 마침표를 찍지 못한다』(시와시학사,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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