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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호] ​은마실비집/전성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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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16회 작성일 2025-04-12 12:51:2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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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마실비집/전성호

낮술에 취한 얼굴들
역한 냄새와 끝이 둥근 사투리들이
햇살을 박차고 튀어 나간다
가장 노릇 구박받는 사내들 앞에
짱개집 배갈병 쓰러진다
먹다 남은 검은 춘장에
양파 조각을 씹다
손가락까지 다 빨아 먹은 뒤
신당동 막다른 골목 지나
결국 여기인가 은마실비집
빈 병처럼 다 비우지도 못한 몸
종일 빈속에
깨진 유리 조각 같은 쌍욕만 삼키다
해 넘어 돌아가는 가죽 가방 하나
시디 신 깍두기보다 붉고 매운
등 뒤, 하늘 밑.

 - 『먼 곳으로부터 먼 곳까지』(실천문학사,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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