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호] 새벽 밀양역/전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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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밀양역/전성호
공중에서 차단기가 내려온다
수많은 점등 속에서 열차는
양 다리가 후들거리는 부산 남자를
승강장에 버려둔다
늑골이 빠진 벤치는
팔을 뻗어 남은 자의 어깨를 안아준다
캄캄한 손목 시침도
철로 옆 꽃길도 문을 닫는다
빈 가슴에 갑자기 우렛소리 몸 안 전체를
울리고 가는 이명
적막한 공간 한가운데 머문 채,
안경을 닦으며 첫 새벽을 맞는다
다시 먹구름 속을 달려온 화물열차
하얀 종아리를 싣고 남쪽으로 사라진다
검차망치를 든 그림자 하나 차량 뒤로
새벽 레일의 어둠을 두드리며 혼자 걸어간다
- 『캄캄한 날개를 위하여』 (창비, 2006)
공중에서 차단기가 내려온다
수많은 점등 속에서 열차는
양 다리가 후들거리는 부산 남자를
승강장에 버려둔다
늑골이 빠진 벤치는
팔을 뻗어 남은 자의 어깨를 안아준다
캄캄한 손목 시침도
철로 옆 꽃길도 문을 닫는다
빈 가슴에 갑자기 우렛소리 몸 안 전체를
울리고 가는 이명
적막한 공간 한가운데 머문 채,
안경을 닦으며 첫 새벽을 맞는다
다시 먹구름 속을 달려온 화물열차
하얀 종아리를 싣고 남쪽으로 사라진다
검차망치를 든 그림자 하나 차량 뒤로
새벽 레일의 어둠을 두드리며 혼자 걸어간다
- 『캄캄한 날개를 위하여』 (창비,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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