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창환] 산수유꽃을 보며/조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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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유꽃을 보며/조창환
아직은 이른 봄, 바람 사나운데
찬비 내린 날 아침 노란 산수유꽃들
새앙쥐 같은 눈 뜨고 세상을 본다
연하고 어린 것들 마음 설레게 하여
메마른 가지에 바글바글 붙어 있는
산수유꽃들 시리게 바라본다
세 이레 강아지들 눈 처음 뜨고
마루 밑에서 오글오글 기어나오듯
산수유꽃들도 망울 터뜨리고
새 세상 냄새 맡으러 기어나온다
산수유 마른 가지에 노란 꽃들이
은행나무에 은행 열리듯
다닥다닥 맺혀 눈 뜨는 것을 보면
찬비 그친 봄날 아침, 흐윽 숨 막혀
아득한 하늘 보며 눈감을밖에
- 『피보다 붉은 오후』(문학동네, 2001)
아직은 이른 봄, 바람 사나운데
찬비 내린 날 아침 노란 산수유꽃들
새앙쥐 같은 눈 뜨고 세상을 본다
연하고 어린 것들 마음 설레게 하여
메마른 가지에 바글바글 붙어 있는
산수유꽃들 시리게 바라본다
세 이레 강아지들 눈 처음 뜨고
마루 밑에서 오글오글 기어나오듯
산수유꽃들도 망울 터뜨리고
새 세상 냄새 맡으러 기어나온다
산수유 마른 가지에 노란 꽃들이
은행나무에 은행 열리듯
다닥다닥 맺혀 눈 뜨는 것을 보면
찬비 그친 봄날 아침, 흐윽 숨 막혀
아득한 하늘 보며 눈감을밖에
- 『피보다 붉은 오후』(문학동네,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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