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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말선] 달팽이/조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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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179회 작성일 2025-02-01 09:33:0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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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조말선

나는 음울한 아이였어요 예민한 편이었죠 통 집밖을 나다니지 않았어요 한밤중에 잠 깬 엄마가 깜짝 놀라 묻곤 했죠 너, 안 자고 뭐 하니? 나는 절대로 벽을 뜯어먹는다고 밝히지 않았어요 나는 열심히 공부한다는 말에 부끄러워했으니까요 비 오는 날에 낮잠에서 깬 엄마가 묻곤 했죠 너, 비 맞고 뭐 하니? 나는 절대로 지붕을 갉아먹는다고 밝히지 않았어요 나는 내게 뭔가를 기대하는 반응에 치를 떨었으니까요 이제 내가 집밖을 나설 때가 되긴 된 건가요 통 바깥출입을 하는 게 내키지 않아서 말이죠 길거리에서 아이스크림을 핥아먹느니 집을 먹어치우는 게 나았죠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집의 구조를 이해하는 게 빨랐죠 세상에서 가장 간편한 집을 짓는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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