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승] 파리/정호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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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정호승
한마리 파리도
푸른 하늘을 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흰 구름을 사랑할 때에도
한마리 파리가
푸른 하늘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한마리 배고픈 파리가 밥상 위에 날아와 앉는 것은
한 그릇 밥의 거룩함을 깨달았기 때문일 뿐
파리를 내리치는 파리채여
파리채를 손에 쥔 인간의 손이여
멈추시라
파리도 하늘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소리를 기뻐하며
새처럼 나뭇가지에 앉아 밤하늘 별을 바라볼 때가 있다
인간을 분노하게 하는 것은 인간일 뿐
인간이 지니지 못한
날개를 지닌 파리는 자유롭다
- 정호승, 『여행』(창비, 2013)
한마리 파리도
푸른 하늘을 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흰 구름을 사랑할 때에도
한마리 파리가
푸른 하늘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한마리 배고픈 파리가 밥상 위에 날아와 앉는 것은
한 그릇 밥의 거룩함을 깨달았기 때문일 뿐
파리를 내리치는 파리채여
파리채를 손에 쥔 인간의 손이여
멈추시라
파리도 하늘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소리를 기뻐하며
새처럼 나뭇가지에 앉아 밤하늘 별을 바라볼 때가 있다
인간을 분노하게 하는 것은 인간일 뿐
인간이 지니지 못한
날개를 지닌 파리는 자유롭다
- 정호승, 『여행』(창비,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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