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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승] 수덕여관​/정호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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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26회 작성일 2025-04-06 16:56:0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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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덕여관​/정호승

일생에 한 번쯤
수덕사 수덕여관에 여장을 풀고
평생 오지 않았던 잠을 자보아라
열매 맺지 않는 꽃이 붉은 열매를 맺을 것이다
비록 이튿날 아침 깨어나지 못한다 하더라도
일생에 하룻밤쯤
수덕여관 산당화에 기대어 잠을 자보아라
열매 맺지 않는 꽃이 맺은 열매에
다시 붉은 꽃이 피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평생 오지 않는 잠이 있다면
수덕여관 샘물을 한 바가지 들이켜보아라
물 위에 코끼리를 타고
모든 쓸쓸한 사랑이 지나가버린다

 - 정호승,『밥값』(창비,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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