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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무] 공중전화/이재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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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339회 작성일 2025-01-30 09:52:4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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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전화/이재무

아날로그의 고집이여,
자랑으로 붐비던 날들 아득한 전설이 되었구나
한창때 너는 잘나가는 몸으로
식욕 또한 왕성해서
뜨겁고 짜고 맵고 싱겁고 차가운 수천,
수많은 사연 다 삼키고도 뜨거웠지만
늙은 창부가 된 오늘
식어버린, 허기진 몸으로 누군가 인색하게 떨군
은화 몇 닢의 동냥 허겁지겁 삼키는구나
시대의 모든보이 시민의 교양이었지만
뒤처진 애물단지가 되어
생의 수건만을 기다리게 되었구나
생각하면 창부 아닌 삶 어디 흔하랴
줄고 새는 영혼 부풀려 팔고 돌아오는 길
뚜쟁이처럼 서서 호객하는 너를 보는 일
편치 않다 너는 필요보다 크고 무겁고 느리다
네 고집은 불편하다 후불을 모르는
시대의 지지진아 그나마
식은 몸일망정 찾아와 주린 정 채우고 가는
무일푼 고객마저 외면하는 날 올 것인가
미래의 골돌품 아 답답한 순결이,
우리 시대 다 낡은 서정시여,
추운 겨울 외투깃을 세우고 발 동동
구르며 차례 기다리던 날들의 추억이여,
아날노그의 외고집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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