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재] 마음의 바깥/이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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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바깥/이문재
수덕사로 글 쓰러 간 친구 연락 없다
속리산에서 소 키운다는 후배
강화도에서 자연농법 하신다는 선생님
히말라야 하이웨이에서 엽서를 띄운 옛 애인
다들 본 지 오래
눈꺼풀 들어올리는 일도
다 중력을 이기는 일
내가 저 검은 바위 속으로
빨려들어가지 않는 것도
인력에 지지 않는 것
저기 저 멀고 높은 산정
만년설에 파이프를 대고
한모금 시린 마음을 그리워하는데
지금 무거운 중력
여기 이 팽팽한 인력
초저녁 초사흘 달
태양을 건너다보기 위해
한껏 고개를 늘여 빼고 있다
마음의 한켠이다
- 『혼자의 넓이』(창비, 2021)
수덕사로 글 쓰러 간 친구 연락 없다
속리산에서 소 키운다는 후배
강화도에서 자연농법 하신다는 선생님
히말라야 하이웨이에서 엽서를 띄운 옛 애인
다들 본 지 오래
눈꺼풀 들어올리는 일도
다 중력을 이기는 일
내가 저 검은 바위 속으로
빨려들어가지 않는 것도
인력에 지지 않는 것
저기 저 멀고 높은 산정
만년설에 파이프를 대고
한모금 시린 마음을 그리워하는데
지금 무거운 중력
여기 이 팽팽한 인력
초저녁 초사흘 달
태양을 건너다보기 위해
한껏 고개를 늘여 빼고 있다
마음의 한켠이다
- 『혼자의 넓이』(창비,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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