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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재] 수국/이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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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55회 작성일 2025-05-26 18:45:1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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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국/이문재

여름날은 혁혁하였다

오래 된 마음자리 마르자
꽃이 벙근다
꽃 속의 꽃들
꽃들 속의 꽃이 피어나자
꽃송이가 열린다
나무 전체가 부풀어 오른다
마음자리에서 마음들이
훌훌 자리를 털고 일어난다
열엿새 달빛으로
저마다 길을 밝히며
마음들이 떠난다
떠난 자리에서
뿌리들이 정돈하고 있다
꽃은 빛의 그늘이다

- 『마음의 오지』(문학동네,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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