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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관묵] 겨울 문병/이관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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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38회 작성일 2025-05-08 08:47:1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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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문병/이관묵

계룡산 몇 뿌리 캐서 보내드리니 달여 드세요
고집, 이제 쉬게 하세요
마음도 내구연한이 지나 고장이 잦을 겁니다

벽에 걸려 있는 추위 몇 벌
늘 켜놓은 음악 몇 자루
몇 권의 묵묵부답
눈길 몇 켤레
홑이불 같은 일요일
검은 묵언…….

평생 소장했던 애물단지들 당분간 제게 맡기시고요
이제 밤 푹 재우세요
그놈 시 쓰느라고 혹사한 탓인지 밤이 몹시 허약해 보입니다

껴입었으나 몸에 맞지 않아 불편했던 날씨들
시 얘기 끼어들지 못해 안달했던 술잔들

고생했으니 위로해주세요

- ​『동백에 투숙하다』(천년의시작,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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