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하] 이승의 노을/이승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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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의 노을/이승하
잠시 일손을 멈추고
어머니를 보았다 색 바랜 몸뻬를
바다 어느 쪽에선가
한평생 쉬어 본 적 없는 바람의 무리
굽은 허리를 두드리며 몰려오고 있었다
팔자에 없는 저마다의 생업
당신은 아무 말씀도 없으셨다
때때로 고개를 들어 멀거니 바라볼 뿐
긴 수평선ㅡㅡ 잠이 들 무렵까지
끓어오르던 개흙을 맨발로 서신 채
땀방울이 모여 이루어진 바다
뒷주머니 젖은 수건도 흔들흔들 집으로 향하고
소금에 절여져 썩지 않을 꿈을 던져
각박한 이승의 노을을 거둔 뒤에.
- 『사랑의 탐구』(문학과지성사, 1987)
잠시 일손을 멈추고
어머니를 보았다 색 바랜 몸뻬를
바다 어느 쪽에선가
한평생 쉬어 본 적 없는 바람의 무리
굽은 허리를 두드리며 몰려오고 있었다
팔자에 없는 저마다의 생업
당신은 아무 말씀도 없으셨다
때때로 고개를 들어 멀거니 바라볼 뿐
긴 수평선ㅡㅡ 잠이 들 무렵까지
끓어오르던 개흙을 맨발로 서신 채
땀방울이 모여 이루어진 바다
뒷주머니 젖은 수건도 흔들흔들 집으로 향하고
소금에 절여져 썩지 않을 꿈을 던져
각박한 이승의 노을을 거둔 뒤에.
- 『사랑의 탐구』(문학과지성사, 1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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