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수] 신발/이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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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이창수
신발을 잃어버린 사람보다 불쌍한 사람은 없다
아무리 값비싼 옷을 잃어버려도
맨발로 돌아오는 사람보다 불쌍하지는 않다
반포대교 아래에서
날 저물도록 신발 찾는 사내를 보았다
오래전 잃어버린 신발 때문에
귀가를 미루는 가장을 만났다
여태 가라앉지 않고 떠다니는
물거품 같은 신발 한 짝을 찾아다니는 초로의 사내
맨발로는 도저히 집으로 돌아갈 수 없기에
남은 신발을 벗어버리지도 못하고
물거품으로 떠돌고 있는 것이이라
너덜너덜한 어둠으로 흘러들어가는 저 사람이
오래전 잃어버린 내 신발 같아서
흘러가는 강물을 바라보고 또 바라보았다
- 『귓속에서 운다』(실천문학사, 2011)
신발을 잃어버린 사람보다 불쌍한 사람은 없다
아무리 값비싼 옷을 잃어버려도
맨발로 돌아오는 사람보다 불쌍하지는 않다
반포대교 아래에서
날 저물도록 신발 찾는 사내를 보았다
오래전 잃어버린 신발 때문에
귀가를 미루는 가장을 만났다
여태 가라앉지 않고 떠다니는
물거품 같은 신발 한 짝을 찾아다니는 초로의 사내
맨발로는 도저히 집으로 돌아갈 수 없기에
남은 신발을 벗어버리지도 못하고
물거품으로 떠돌고 있는 것이이라
너덜너덜한 어둠으로 흘러들어가는 저 사람이
오래전 잃어버린 내 신발 같아서
흘러가는 강물을 바라보고 또 바라보았다
- 『귓속에서 운다』(실천문학사,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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