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무] 엄마 은행나무/윤병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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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은행나무/윤병무
창밖에 서 있는 키 큰 은행나무 두 그루
가을 오면 좋아라
부지런히 햇살들 주워 담아 잎마다 달아놓는
은행나무 부부
그 부부 금실도 좋아
해마다 자식들 주렁주렁 낳아 늘어진 가지로 웃네
하지만 기쁨도 그뿐
자식들 아침 해처럼 옹알이 시작하면
엄마 은행나무 서둘러 잎들 떨구네
엄마 은행나무 마구 흔들어
쇼핑백 가득 은행 주워 담는 여인네들
자식들 땅에 떨어져 아파할까 봐
엄마 은행나무 잎을 먼저 떨궈주네
유용한 것들은 하나같이
자연(自然)의 시간 다 채우지 못하네
- 『고단』(문학과지성사, 2013)
창밖에 서 있는 키 큰 은행나무 두 그루
가을 오면 좋아라
부지런히 햇살들 주워 담아 잎마다 달아놓는
은행나무 부부
그 부부 금실도 좋아
해마다 자식들 주렁주렁 낳아 늘어진 가지로 웃네
하지만 기쁨도 그뿐
자식들 아침 해처럼 옹알이 시작하면
엄마 은행나무 서둘러 잎들 떨구네
엄마 은행나무 마구 흔들어
쇼핑백 가득 은행 주워 담는 여인네들
자식들 땅에 떨어져 아파할까 봐
엄마 은행나무 잎을 먼저 떨궈주네
유용한 것들은 하나같이
자연(自然)의 시간 다 채우지 못하네
- 『고단』(문학과지성사,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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