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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향아] 2월에는/이향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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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12회 작성일 2025-04-21 07:51:1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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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에는/이향아

2월에는
​마른 풀섶에 귀를 기울이고
​소식을 듣고 싶다.
​빈 들판을 질러서 마중을 가고 싶다.
​해는 쉬엄쉬엄
​은빛 비늘을 털고
​강물 소리는 아직 칼끝처럼 시리다.
​맘 붙일 곳은 없고
​이별만 잦아
​이마에 입춘대길 써 붙이고서
​놋쇠, 징, 두드리며 떠들고 싶다.

​봄이여, 아직 어려 걷지 못하나
​백리 밖에 휘장치고
​엿보고 있나

​양지바른 미나리꽝
​낮은 하늘에
​가오리 연 띄워서 기다리고 싶다.
​아지랑이처럼
​나도 떠서 흐르고 싶다

-  『강물연가』(타임비,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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