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현] 마늘밭 가에서/안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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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밭 가에서/안도현
비가 뚝 그치자
마늘밭에 햇볕이 내려옵니다
마늘순이 한 뼘씩 쑥쑥 자랍니다
나는 밭 가에 쪼그리고 앉아
땅 속 깊은 곳에서
마늘이 얼마나 통통하게 여물었는지 생각합니다
때가 오면
혀끝을 알알하게 쏘고 말
삼겹살에도 쌈 싸서 먹고
장아찌도 될 마늘들이
세상을 꽉 껴안고 굵어가는 것을 생각합니다
- 『외롭고 높고 쓸쓸한』(문학동네, 1994)
비가 뚝 그치자
마늘밭에 햇볕이 내려옵니다
마늘순이 한 뼘씩 쑥쑥 자랍니다
나는 밭 가에 쪼그리고 앉아
땅 속 깊은 곳에서
마늘이 얼마나 통통하게 여물었는지 생각합니다
때가 오면
혀끝을 알알하게 쏘고 말
삼겹살에도 쌈 싸서 먹고
장아찌도 될 마늘들이
세상을 꽉 껴안고 굵어가는 것을 생각합니다
- 『외롭고 높고 쓸쓸한』(문학동네, 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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