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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현] 바람의 두께/안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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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12회 작성일 2025-04-18 08:34:4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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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두께/안도현

씨근덕씨근덕 그렇게도 몇날을 울던
제 울음소리를 잘게 썰어 햇볕에다 마구 버무리던
매미가 울음을 뚝 그쳤습니다
때맞춰 배롱나무는 달고 있던 귀고리들을 모두 떼어냈습니다
울음도 꽃도 처연한 무늬만 남았습니다

바람의 두께가 얇아졌습니다

- 『너에게 가려고 강을 만들었다』(창비,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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