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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영] 1월/오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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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21회 작성일 2025-04-16 08:31:0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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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오세영

​1월이 색깔이라면
아마도 흰색일게다.
아직 채색되지 않은
신(神)의 캔버스,
산도 희고 강물도 희고,
꿈꾸는 짐승 같은
내 영혼의 이마도 희고,

1월이 음악이라면
속삭이는 저음일게다.
아직 트이지 않은
신(神)의 발성법(發聲法).
가지 끝에서 풀잎 끝에서
내 영혼의 현(絃) 끝에서
바람은 설레고,

1월이 말씀이라면
어머니의 부드러운 육성일게다.
유년의 꿈길에서
문득 들려오는 그녀의 질책,

아가, 일어나라,
벌써 해가 떴단다.
아, 1월은
침묵으로 맞이하는
눈부신 함성.

-『천년의 잠』(시인생각,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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