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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학] 며느리밥풀꽃/이윤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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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20회 작성일 2025-04-14 17:28:4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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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밥풀꽃/이윤학

​내가 집의 그늘이었을 때
저 꽃들은 그늘에서의 추억이었고,
내가 밥 먹으러 들어갔을 때
저 꽃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지나간 세월의 쪽문 앞에서,
이 얼굴 붉힌 꽃들은
무더기로 피어
있다

갑자기 쪽문이 젖혀지고
작대기를 들고,
누군가 쫓아나올 것 같다

밥 먹어라, 몇 번 불러주어야
못  이기는 척 들어간 집

하염없이 부스럭거리던, 겨울의 그 많던
씨방들은 어디로 다 사라져버리는 것인가

-  『붉은 열매를 가진 적이 있다』(문학과지성사, 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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