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록] 무덤에서 무를 꺼내다/이정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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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에서 무를 꺼내다/이정록
무값이 똥값이라
밭 가운데에 무를 묻었다
겨울에만 생겼다 없어지는 무덤
봄이 될 때까지 수도 없이 도굴 당하는 무덤
절만 잘하면 무를 덤으로 주는 무덤 밭 한 가운데에
겨우내 절을 받는 헛묘 하나 눈 맞고 있다 저 묘 속으로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얼마나 많이 머리를
들이미셨던가, 그 누가 시퍼렇게 살아 있기에
한 집안의 머리채를 모조리 다 잡아채는가
- 『제비꽃 여인숙』(민음사, 2001)
무값이 똥값이라
밭 가운데에 무를 묻었다
겨울에만 생겼다 없어지는 무덤
봄이 될 때까지 수도 없이 도굴 당하는 무덤
절만 잘하면 무를 덤으로 주는 무덤 밭 한 가운데에
겨우내 절을 받는 헛묘 하나 눈 맞고 있다 저 묘 속으로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얼마나 많이 머리를
들이미셨던가, 그 누가 시퍼렇게 살아 있기에
한 집안의 머리채를 모조리 다 잡아채는가
- 『제비꽃 여인숙』(민음사,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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