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산] 문병/이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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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이강산
보령 가는 길,
눈보라다
산모퉁이 돌자 끊어질 듯 길이 위태롭다
아픈 이 찾아가는 길은 이렇듯 길이 먼저 아프다
모퉁이마다 굽은 등뼈의 신음이 들린다
길 사라져 이제 어느 길이든 찾아갈 수 있겠다
행여 길 잘못 든 봉창 안에선 언 손 부비는 소리가 들릴 것이다
그 언 손들 녹아 길 따뜻해졌다
저 눈보라 오늘까지 맨발인 까닭이다
그러나 지금 길은 아프고, 신음조차 뜨거운
보령 가는 길,
굽을 등도 없는 꼽추 형님은
털신 벗고 드러누워
왕릉 같은 등을 온종일 펼치고 있겠다
- 『모항』(실천문학사, 2014)
보령 가는 길,
눈보라다
산모퉁이 돌자 끊어질 듯 길이 위태롭다
아픈 이 찾아가는 길은 이렇듯 길이 먼저 아프다
모퉁이마다 굽은 등뼈의 신음이 들린다
길 사라져 이제 어느 길이든 찾아갈 수 있겠다
행여 길 잘못 든 봉창 안에선 언 손 부비는 소리가 들릴 것이다
그 언 손들 녹아 길 따뜻해졌다
저 눈보라 오늘까지 맨발인 까닭이다
그러나 지금 길은 아프고, 신음조차 뜨거운
보령 가는 길,
굽을 등도 없는 꼽추 형님은
털신 벗고 드러누워
왕릉 같은 등을 온종일 펼치고 있겠다
- 『모항』(실천문학사,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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