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산] 역류 /이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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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류 /이강산
- 앉은뱅이 장씨
해거름 지나 돌아가는 길
당신은 온다
삶의 하역장 같은 오일장 시장바닥
지난 봄, 지난 겨울, 십 년 전 어느 날의 좌판
참빗과 좀약과 몇 묶음의 양말
그대로 온다
우리가 마주쳐 아슬아슬 몸을 피하듯
이 시장바닥을 돌아가는 길은 없다
손금 같은 이 길을 걸어 아버지는 여든 살에 닿았다
그 세월의 절반쯤
이 길을 왕복한 내 삶의
참빗과 좀약과 몇 묶음의 양말
십 년 전의 어느 봄, 어느 겨울처럼
당신이 오는 저기 저 시장바닥의 끝
빽빽한 속옷과 생선과 사람들 틈바구니
내 걸어갈 길 더듬어
당신은 온다
부욱북 절반의 몸통 끌며
어디론가 돌아가는 사람처럼 온다
- 『물속의 발자국』(문학과경계, 2005)
- 앉은뱅이 장씨
해거름 지나 돌아가는 길
당신은 온다
삶의 하역장 같은 오일장 시장바닥
지난 봄, 지난 겨울, 십 년 전 어느 날의 좌판
참빗과 좀약과 몇 묶음의 양말
그대로 온다
우리가 마주쳐 아슬아슬 몸을 피하듯
이 시장바닥을 돌아가는 길은 없다
손금 같은 이 길을 걸어 아버지는 여든 살에 닿았다
그 세월의 절반쯤
이 길을 왕복한 내 삶의
참빗과 좀약과 몇 묶음의 양말
십 년 전의 어느 봄, 어느 겨울처럼
당신이 오는 저기 저 시장바닥의 끝
빽빽한 속옷과 생선과 사람들 틈바구니
내 걸어갈 길 더듬어
당신은 온다
부욱북 절반의 몸통 끌며
어디론가 돌아가는 사람처럼 온다
- 『물속의 발자국』(문학과경계,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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