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안진] 부부/유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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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夫婦)/유안진
뜯어보면 내 몸조차 낯설다
징그럽다 냄새도 나는데
이 발足 둘이 바로 나였다니 눈물겨워진다
말馬 갈 데 소牛 갈 데를 가리지 않아
이토록 망가져 흉물이 되는 줄도 모르고
딛고 일어서 걸었고 뛰었고 달렸던
부어터진 발가락 마디마디, 굳은살 티눈투성
서로의 발 둘이여, 발의 힘이여
그렇게 살라고 발은 둘이어야 하는
필수조건을
외발걸음 걸어서야 알아지다니요.
- 『숙맥노트』(서정시학, 2016)
뜯어보면 내 몸조차 낯설다
징그럽다 냄새도 나는데
이 발足 둘이 바로 나였다니 눈물겨워진다
말馬 갈 데 소牛 갈 데를 가리지 않아
이토록 망가져 흉물이 되는 줄도 모르고
딛고 일어서 걸었고 뛰었고 달렸던
부어터진 발가락 마디마디, 굳은살 티눈투성
서로의 발 둘이여, 발의 힘이여
그렇게 살라고 발은 둘이어야 하는
필수조건을
외발걸음 걸어서야 알아지다니요.
- 『숙맥노트』(서정시학,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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