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무] 무덤에 대하여/이재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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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에 대하여/이재무
나지막한 야산에는
어머니 젖무덤 같은
무덤이 참으로 많다
여름날 고봉밥처럼 봉긋,
솟아 있는 봉분 주위로는
바싹 마른 솔잎 같은 햇살
떼지어 몰려와서 바글바글
적멸 한솥 끓이고 있다
모처럼 한파가 풀려
볕 좋은 날
죽은 이도 무덤을 열고 나와
툭툭, 젖어 불은 몸 털며
소음이 반짝이는 저 먼 마을
물끄러미 바라다본다
- 『저녁 6시』(창비, 2007)
나지막한 야산에는
어머니 젖무덤 같은
무덤이 참으로 많다
여름날 고봉밥처럼 봉긋,
솟아 있는 봉분 주위로는
바싹 마른 솔잎 같은 햇살
떼지어 몰려와서 바글바글
적멸 한솥 끓이고 있다
모처럼 한파가 풀려
볕 좋은 날
죽은 이도 무덤을 열고 나와
툭툭, 젖어 불은 몸 털며
소음이 반짝이는 저 먼 마을
물끄러미 바라다본다
- 『저녁 6시』(창비,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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