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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무] 옥수수/이재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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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26회 작성일 2025-04-12 19:35:2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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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이재무

열병식 하는 병사들처럼 밭두둑
줄지어 서서 어느 날은 햇빛의 폭우에
어깨 축 늘어뜨리고 어느 날은 폭풍으로
땅에 닿을 듯 사지 휘어져 흔들어대다가도
달 푸른 밤이면 쫑긋, 둥근 잎사귀 열어
하늘의 말 경청하는 옥수수들 보고 있자면
나의 미래 불쑥 얼굴을 내밀어 올 것도 같다
한 여름 달아오른 지열의 적막 속에서
촘촘하게 박혀서는 누렇게 익어가는
옥수수 알들의 묵언을 나는 새겨 읽는 것이다

-  『슬픔에게 무릎을 꿇다』(실천문학사,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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