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사람/이재무 > 아

눈사람/이재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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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린 날 태어나
시골집 마당이나 마을회관 한 구석
혹은 골목 모퉁이 우두커니 서서
동심을 활짝 꽃 피우는 사람
꽝꽝 얼어붙은 한밤 매서운 칼바람에도
단벌옷으로 환하게 꼿꼿이 서서
기다림의 자세 보여주는
표리가 동일한 사람
한 사흘,
저를 만든 이와
저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이
마음의 심지에 작은 불씨 하나 지펴놓고
자취도 없이 사라지는,
이 세상 가장 이력 짧으나
누구보다 추억 많이 남기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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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쾌한 유랑』(문학과지상사,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