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진 의자/이재무 > 아

본문 바로가기

회원로그인

오늘
569
어제
1,565
최대
3,544
전체
299,881
  • H
  • HOME

 

[이재무] 넘어진 의자/이재무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이창민 조회 25회 작성일 2025-04-12 19:28:50 댓글 0

본문

넘어진 의자/이재무

누가 저 의자를 넘어뜨렸나
한 평 반 벌방 속 젖어 축축한 자들에게
달콤한 휴식을 주던 의자
고시원 옥상에 버려져 있다
한쪽 다리가 꺾일 때까지
비닐 가죽 깔판 속 근육 뭉친 솜들이
터진 틈으로 질질 샐 때까지
묵묵히 무게를 견뎌온
저 순결한 이타,
누가 있어 기억이나 해줄 것인가
비명도 없이 쏟아지는 비
흠뻑 젖은 제 영혼 추슬러
스스로의 무릎에 앉히고 있는,
버려진 의자

- 『저녁 6시』(창비, 2007)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SITE M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