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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학] 옛 편지/안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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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21회 작성일 2025-04-12 13:25:5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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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편지/안상학

옛 편지 한 통
책갈피 사이에 잠들어 있다.
부치지 못한 편지 마지막 인사
편지를 쓴 사람은 남으로 가고
편지를 받을 사람은 강 건너간 지 오래

다만 낯선 얼굴
빗길을 걸어와서
옛 편지의 안부를 묻고 눈 내리는 길
떠난다. 별 하나
꽃 피는 언덕 넘어와서
옛 편지 안부를 묻고 낙엽 지는
들판을 건너간다
마지막 답신도 없이 안부만 묻고
큰 강을 건너서 간다

가슴속에 깃들여 있는
옛 편지 한 통
함부로 꺼내면 재가 될 듯한 이름
옛일을 잊은 듯한 그 사람이 걸어간 길
돌아오지 않는 청춘의 거리
우체통에 갈비뼈처럼 깃들여 있는
옛 편지 한 통

- 『안동소주』 (실천문학사,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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