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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석] 매미/이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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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16회 작성일 2025-04-09 07:53:1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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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이하석

매미가 운다
중앙공원 인근 우체통 옆
밤의 나무 그늘에 우표처럼 붙어서

이 밤중에 자지 않고 웬 울음?
불빛 밝아 낮인 줄 아나?
그보다는 더 그리우니까?
그러니까 그리우니까?
아직도 서로 완전히 오지 않아서
불빛 아래 차오르는 그늘의 수위를 재며
우리는 가로수 그늘 아래 마주 서 있고
매미는 새벽까지도 울음 그치지 않네
이산가족들 만나 껴안고 우는 사진 구겨진
신문 덮고 집 없는 이는 저 구석에서 자는데
오직 울음으로 만나질 제짝 그려
지하에서 한사코 지상에 올라온 것들
제 모든 걸 울어 밝혀 잠 못 드는

- 『것들』(문학과지성사,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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