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현] 화암사, 깨끗한 개 두 마리/안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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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암사(花巖寺), 깨끗한 개 두 마리/안도현
화암사 안마당에는
스님 모시고 노는 개 두 마리가 있습니다
그 귀가 하도 맑고 깨끗해서
뒷산 다람쥐 도토리 굴리는 소리까지
훤히 다 듣습니다
간혹 귀 쫑긋 세우고 쌩 하니 달려갔다가는
소득 없이 터덜터덜 돌아올 때가 있는데
귓전에 닿는 소리에
덕지덕지 욕심 있어서가 아닙니다
그저 그냥 한번 그래 본 것입니다
바람이, 일없이 풍경소리를 내는 물고기 꼬리를
그저 그냥 한번 툭 치고 가듯이
- 안도현, 『그리운 여우』(창작과비평사, 1997)
화암사 안마당에는
스님 모시고 노는 개 두 마리가 있습니다
그 귀가 하도 맑고 깨끗해서
뒷산 다람쥐 도토리 굴리는 소리까지
훤히 다 듣습니다
간혹 귀 쫑긋 세우고 쌩 하니 달려갔다가는
소득 없이 터덜터덜 돌아올 때가 있는데
귓전에 닿는 소리에
덕지덕지 욕심 있어서가 아닙니다
그저 그냥 한번 그래 본 것입니다
바람이, 일없이 풍경소리를 내는 물고기 꼬리를
그저 그냥 한번 툭 치고 가듯이
- 안도현, 『그리운 여우』(창작과비평사,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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