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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순] 춘향연가/이동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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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39회 작성일 2025-04-08 10:11:2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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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연가/이동순​

 향단아 새벽닭이 우는구나 나는 이 긴긴밤을 꼬박 새우고 말았구나 오마시던 도련님은 어찌하여 기별조차 없으신가 길에서 발을 다쳐 끙끙 앓고 계시는가 한 잔 두 잔 빈속 술에 길게 취해 누웠는가

 앞마당 감나무를 쓸어오는 저 바람소리가 오늘따라 왜 이리도 크게 들리는지 어미 품 파고드는 강아지의 칭얼거림이 왜 이다지 서러운지 밤새 감았던 생각의 실꾸리를 다시 풀어 거듭 감고 감다가 넋을 놓고 도련님 생각에 눈을 감네 향단아 저 달님께 기별해라

 도련님 오실 때 앞길이 보이도록 환한 등불 밝히라고 저 별님께도 기별해라 도련님 혹시라도 길 잘못 들지 않도록 앞길 인도하라고 그리고 향단아 까막까치에게도 기별해라 도련님 오실 때 감나무 가지에 앉아 기다리다가 큰 소리로 외쳐달라고

- 이동순,『멍게 먹는 법』(도서출판 애지,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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