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풀에게/이동순 > 아

본문 바로가기

회원로그인

오늘
82
어제
861
최대
3,544
전체
297,829
  • H
  • HOME

 

[이동순] 별이 풀에게/이동순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이창민 조회 50회 작성일 2025-04-08 10:09:49 댓글 0

본문

별이 풀에게/이동순

해 저물도록
뽀얀 먼지 뒤집어쓴 채
하늘만 멍하게 바라보는 풀

개가 앉았다 가고
참새가 작은 발로 통통 밟고 가고
구름도 잠시 머물다 가고

비바람 몰아칠 때도
다부지게 이리저리 몸 뒤채이며 종일
누구를 기다리나

마침내 별들이
제 가슴 열고 지상을 물끄러미 보살피는 시간
풀은 그제야 일어나 춤을 추네

별은 칭얼대는 아기 타이르듯
이슬에 젖은 풀을 안고 토닥이네
너를 일으켜 세울 자는 너 뿐이란다

- 이동순,​『멍게 먹는 법』(도서출판 애지, 2016)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SITE M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