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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국] 국수 공양/이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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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54회 작성일 2025-04-06 15:39:4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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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 공양/이상국

동서울터미널 늦은 포장마차에 들어가
이천원을 시주하고 한그릇의 국수 공양(供養)을 받았다

가다꾸리가 풀어진 국숫발이 지렁이처럼 굵었다

그러나 나는 그 힘으로 심야버스에 몸을 앉히고
천릿길 영(嶺)을 넘어 동해까지 갈 것이다

오늘밤에도 어딘가 가야 하는 거리의 도반(道伴)들이
더운 김 속에 얼굴을 묻고 있다

- 이상국, 『뿔을 적시며』(창비,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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