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국] 어린 가을/이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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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가을/이상국
옹기 장수가 왔다
어느날 서리처럼 왔다
지게눈을 한껏 높이고
하늘에 닿을 듯 자배기며 동이를 지고 왔다
감나무 이파리가 상기 퍼런데 일찍도 왔다며
어머니가 날기 멍석을 치워주자
입동 전 첫물을 지고 가마를 떠났단다
산그늘 아래 우리집 누에방에 짐을 풀고
한 사날 바꿈이를 하고 나면
그는 또 바람처럼 떠날 것이다
옹기 장수가 왔다
양양의 가을도 잘했지만
아래 데도 시절이 좋았다며
머릿수건으로 탁탁 몸을 터는데
묵은 담배냄새가 났다
언젠가 이런 가을이 있었다
- 이상국,『뿔을 적시며』(창비, 2012)
옹기 장수가 왔다
어느날 서리처럼 왔다
지게눈을 한껏 높이고
하늘에 닿을 듯 자배기며 동이를 지고 왔다
감나무 이파리가 상기 퍼런데 일찍도 왔다며
어머니가 날기 멍석을 치워주자
입동 전 첫물을 지고 가마를 떠났단다
산그늘 아래 우리집 누에방에 짐을 풀고
한 사날 바꿈이를 하고 나면
그는 또 바람처럼 떠날 것이다
옹기 장수가 왔다
양양의 가을도 잘했지만
아래 데도 시절이 좋았다며
머릿수건으로 탁탁 몸을 터는데
묵은 담배냄새가 났다
언젠가 이런 가을이 있었다
- 이상국,『뿔을 적시며』(창비,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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