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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복] 이제는 힘이 빠진 날벌레를/이성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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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52회 작성일 2025-04-06 15:08:4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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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힘이 빠진 날벌레를/이성복

어떤 밤에는 달이 하도 밝아
이부자리 거꾸로 하고
달을 보며 잠이 들었다
밤중에 목말라 깨면
아내는 달빛을 받고 있었다
달빛은 금실 은실
잠든 아내를 에워싸고
이제는 힘이 빠진
날벌레를 거미가 지키듯이,
나는 숨결도 없는
아내를 오래 바라보았다

- 이성복, 『아, 입이 없는 것들』, 문학과지성사,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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