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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봉옥] 아내/오봉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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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62회 작성일 2025-04-06 12:47:5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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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오봉옥

우리 집 처마 끝에 매달려
집을 지키는 물고기
바다를 품어본 적이 없고
바다로 나아갈 생각도 없는
가엾은 저 양철 물고기
문지기 수행자로 살기 위해
얼마나 허공을 쳐댔던 것일까
가만히 다가가 보니
비늘이 없다
고개를 돌려보니
아이의 어깨에 달라붙은
그렁그렁한 비늘
나 죽은 뒤에도
관 속까지 따라와
가슴에 곱다시 쌓일 것 같다

- 오봉옥, 『섯!』(천년의시작,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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