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영] 시인이라는 직업/이시영
페이지 정보
본문
시인이라는 직업/이시영
금강산 시인대회 하러 가는 날, 고성 북측 입국심사대의 귀때기가 새파란 젊은 군관 동무가 서정춘 형을 세워놓고 물었다. "시인 말고 직업이 뭐여? " " 놀고 있습니다." "여보시오, 놀고 있다니 말이 됩네까? 목수도 하고 노동도 하면서 시를 써야지 ……" 키 작은 서정춘 형이 심사대 밑에서 바지를 몇번 추슬러올리다가 슬그머니 그만 두는 것을 바다가 옆에서 지켜보았다
- 이시영,『우리의 죽은 자들을 위해』(창비, 2007)
금강산 시인대회 하러 가는 날, 고성 북측 입국심사대의 귀때기가 새파란 젊은 군관 동무가 서정춘 형을 세워놓고 물었다. "시인 말고 직업이 뭐여? " " 놀고 있습니다." "여보시오, 놀고 있다니 말이 됩네까? 목수도 하고 노동도 하면서 시를 써야지 ……" 키 작은 서정춘 형이 심사대 밑에서 바지를 몇번 추슬러올리다가 슬그머니 그만 두는 것을 바다가 옆에서 지켜보았다
- 이시영,『우리의 죽은 자들을 위해』(창비, 2007)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