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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리] 도꾸리난/이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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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143회 작성일 2025-03-21 19:31:2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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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꾸리난蘭/이해리

베란다 화초들 중에
가장 볼품 없는 도꾸리蘭
언제 꽃 한 번 피운 적도 없고
이파리란 것이 꼭
빗다 만 머리카락처럼 부스스한 그것에게
날마다 물뿌리개 기울여 뿌린 물은
물이 아니라 무관심이었음을 이미
감지하고 있었던 것일까
마른 잎 뜯어주려 손 내밀자 순식간에
쓱싹,
손가락을 베어 버린다 뭉클
치솟는 핏방울 감싸쥐고 바라보니
시퍼런 칼을 철컥,
칼집에 넣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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