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기] 그믐오리/이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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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오리/이중기
청둥오리 한 마리 잡아
싸리울바자에 걸쳐놓고 잠시 뒷간 간 사이
그걸 담 너머 보고 후다닥 달려온 재종숙 신달복 씨
오리 혓바닥 냉큼 뽑아 뒤란으로 가벼렸다
시부적시부적 털 뜯어낸 뒤에
어린애 경기(驚氣) 에 좋다는 그걸 뽑아내려고
청둥오리 주둥이 벌려 한참이나 들여다보다가
어라, 재종질이 그만 뜨악해져서
거참 희한한 일이네, 하고 구시렁거리자
신달복 씨, 시침 뚝 떼고 앉아 능청스럽게
와 그카노?
이 오리, 혀가 없는데요
예끼, 그믐오리에 무슨 혓바닥이 있노
보름오리라야 그거라도 있지
뒤란 매화나무 가시에 꽂혀 꾸들꾸들
마르고 있을
그 그믐오리 혓바닥
청둥오리 한 마리 잡아
싸리울바자에 걸쳐놓고 잠시 뒷간 간 사이
그걸 담 너머 보고 후다닥 달려온 재종숙 신달복 씨
오리 혓바닥 냉큼 뽑아 뒤란으로 가벼렸다
시부적시부적 털 뜯어낸 뒤에
어린애 경기(驚氣) 에 좋다는 그걸 뽑아내려고
청둥오리 주둥이 벌려 한참이나 들여다보다가
어라, 재종질이 그만 뜨악해져서
거참 희한한 일이네, 하고 구시렁거리자
신달복 씨, 시침 뚝 떼고 앉아 능청스럽게
와 그카노?
이 오리, 혀가 없는데요
예끼, 그믐오리에 무슨 혓바닥이 있노
보름오리라야 그거라도 있지
뒤란 매화나무 가시에 꽂혀 꾸들꾸들
마르고 있을
그 그믐오리 혓바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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