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록] 산 하나를 방석 삼아/이정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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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하나를 방석 삼아/이정록
단풍나무 아래에
돼지머리가 버려져 있다
돼지는 일생을
서 있거나 누워서 지낸다
앉아 있을 경우는, 오직
새끼를 낳는 암놈이
앞발만 세우고 비척거릴 때다
돼지머리는
제대로 한번 앉아보려고
목덜미 아래를 버린 것 같다
선지피는
단퐁잎이 다 들이마셨나
도끼가 지나간 자리로
산 하나를 꿰차고 있다
잘린 목으로
일찍 떨어진 낙엽을
어루만지고 있다
단풍나무 아래에
돼지머리가 버려져 있다
돼지는 일생을
서 있거나 누워서 지낸다
앉아 있을 경우는, 오직
새끼를 낳는 암놈이
앞발만 세우고 비척거릴 때다
돼지머리는
제대로 한번 앉아보려고
목덜미 아래를 버린 것 같다
선지피는
단퐁잎이 다 들이마셨나
도끼가 지나간 자리로
산 하나를 꿰차고 있다
잘린 목으로
일찍 떨어진 낙엽을
어루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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