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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무] 심청전/이재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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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366회 작성일 2025-02-10 07:40:0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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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청전/이재무

 지아비 대신 돈 벌러 나선 노래방
 하루 끼니, 아이들 학원비라도
 벌려면 도둑질 빼고 무슨 짓인들 못하랴
 직장에서 밀려나 허울뿐인 가장
 허구한 날 술타령에 빌려쓴 카드빚
 산달 앞둔 임산부처럼 불어나는데
 어떤 년은 팔자가 좋아
 그깟 가전제품이 다 해주는 살림도
 되다고 주둥이가 나발인데
 산 입에 맨 흙 처넣을 수야 없지 않느냐
 밑천이라곤 몸 하나뿐인데 그나마
 성할 때 한푼이라도 더 벌어야 한다
 남의 살이라고 다 식은 몸일망정
 뜨겁게 더듬어대는 처음 본 사내들 품에
 된장에 박힌 풋고추로 안겨
 뽕짝에다 포크송 부르고 블루스에 지르박 추며
 매운 속내 드러내선 안 된다
 방에서 방으로 방방 돌다 온밤을 새고
 새벽녘 일당을 챙겨
 오래 삭힌 젓갈같이 흐물흐물한 육신
 가까스로 추슬러 시 외곽 변두리
 병든 달 앞세워 걷는 한물간 심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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