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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학] 긴고랑길/이윤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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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257회 작성일 2025-02-09 18:09:4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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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고랑길/이윤학

오른손이 따르고
오른손이 잔을 들어
입에 붓는다.

그렇게 망가뜨리는 게
인생 아니겠는가!

초저녁의 포장마차에서
숟가락 젓가락통에
취한 머리를 누인 자,
천벌받는 자다.

방안에 틀어진 TV의
쇼 프로나 뉴스 같은 것과는
동떨어져 숨쉬는 자다.

술집에서도 일찍 쫓겨나
정신없음으로,
하루치의 불행을 까먹은 자,
그는 진정 구원받은 자다.
구원받길 갈망하는 자다.

이 길에도 언젠가, 단풍이 떨어져내려
앙상한 가지들 위로 얼어붙은
물 속의 하늘이,
쿵쿵 짖이겨져 갈라져
드높이 펼쳐지리라.

한쪽뿐인 불구의 가슴이
하염없이 시려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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