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지옥/ 유하 > 아

본문 바로가기

회원로그인

오늘
550
어제
1,565
최대
3,544
전체
299,862
  • H
  • HOME

 

[유하] 사랑의 지옥/ 유하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이창민 조회 302회 작성일 2025-02-05 14:06:53 댓글 0

본문

사랑의 지옥/ 유하

정신없이 호박꽃 속으로 들어간 꿀벌 한 마리
나는 짓궂게 호박꽃을 오므려 입구를 닫아버린다
꿀의 주막이 금새 환멸의 지옥으로 뒤바뀌었는가
노란 꽃잎의 진동이 그 잉잉거림이
내 손끝을 타고 올라와 가슴을 친다

그대여, 내 사랑이란 그런 것이다
나가지도 더는 들어가지도 못하는 사랑
이 지독한 마음의 잉잉거림
난 지금 그대 황홀의 캄캄한 감옥에 갇혀 운다

- 시집, <세상의 모든 저녁> 민음사, 1999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SITE M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