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이성선 > 아

본문 바로가기

회원로그인

오늘
1,188
어제
861
최대
3,544
전체
298,935
  • H
  • HOME

 

[이성선] 흔적/이성선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이창민 조회 333회 작성일 2025-02-05 11:54:23 댓글 0

본문

흔적/이성선

꽃이 문을 열어주기 기다렸으나
끝까지 거절당하고
새로 반달이 산봉에 오르자
벌레는
땅바닥에 떨어져 있는 꽃잎을
반만 먹고 그 부분에 눕다

달이 지고
서릿밤 하늘이 깊었다
아무도 그를 거들떠보지 않을 때
산이 혼자 그림자를 내려
꼬부리고 잠든 그의 등을 덮어주다

그리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거친 바람 한점 없었는데
다음날 일어나 보니
벌레는 사라지고
그 자리 눈물 같은
이슬 두어 방울만 남아 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SITE M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