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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무] 도망가는 산/이재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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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407회 작성일 2025-01-30 09:56:0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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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가는 산/이재무

사람들이 무서워 산은
마을 빠져나와 절뚝절뚝,
온갖 질병 앓는 몸으로 도망가네

담장이 무릎 아래 잔풀 품어 키우듯
으스러지게 마을 끌어안고
억척스럽게 온정 피워내더니

허리 깊숙이까지 파 들어오는
독 오른 삽날이 무서워
품속 가득 껴안은 것들,
나무와 새와 벌레와 독버섯과 쥐와
뱀과 바람과 어둠과 구름과 별과 달과 해

한때의 푸른 추억들 풀어
먼저 챙겨 보내고

그렁그렁, 눈에 밟히는 듯
거듭 되돌아보며

쩔뚝쩔뚝 먼 길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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