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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무] 낮잠/이재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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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382회 작성일 2025-01-30 11:50:3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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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잠/이재무

꽃 피운 목련나무 그늘에 앉아

누군가 부쳐온 시집 펼쳐놓는다

아니, 시는 건성으로 읽고

행간과 행간 사이 꼼꼼하게 들여다본다

햇살은 낱알로 내려 뜰 가득 고봉으로

소복 쌓이고 시집 속 봄볕에

나른해진 글자들

겯고 튼 몸 뒤틀다가 하나, 둘, 셋

느슨하게 깍지를 풀고

꼬물꼬물, 자음과 모음 벌레 되어 기어나온다

줄기와 가지 따라 오르고

꽃 치마 속 파고들기도 한다

간지러운 듯 나무가 웃고

꽃은 벙글벙글

이마에 책 쓰고 누워

배 맛처럼 달고 옅은 꽃잠을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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