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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안나] 무서운 빨간 토마토/서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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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104회 작성일 2025-03-19 11:52:3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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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빨간 토마토/서안나

 토마토가 익었어요. 빨갛게 익었어요. 익은 것들은 달콤해요. 꽃잎과 푸른 잎사귀와 뿌리들이 붉은색 하나를 향해 달려왔나 봐요. 화합이란 이름으로 토마토가 붉게 익었어요. 익은 것들의 살결은 너무 부드러워요. 뼈가 없어요. 뼈까지 다 삼켜버렸나 봐요. 푸르고 노랗고 불길하던 갈등과 떨림이 붉은색 하나에 다 녹아버렸어요. 익은 것들은 무서워요. 빨간 토마토는 무서워요. 내 흰 옷에 떨어진 토마토 즙 한 방울. 여러 번 빨아도 잘 지워지지 않아요. 붉은색 안에 너무 많은 상처가 살고 있어요.

- 2005년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 가을호 발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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